“먹어서 응원하자” 정부 캠페인, 10년 넘게 이어진 불신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의 농수산물을 소비해 지역 경제를 회복하자는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후쿠시마산 농산물은 안전하다”는 정부의 메시지는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을 통해 전국에 확산됐다. 그러나 이 캠페인에 참여한 인물들이 잇따라 건강 이상을 겪으면서, ‘안전’이라는 정부의 보장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의심받고 있다.
정부 홍보 앞장섰던 아이돌, 1년 뒤 ‘내부 피폭’ 진단
2012년,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아이돌 그룹 ‘토키오(TOKIO)’의 전 리더 출신 야마구치 타츠야였다. 그는 일본 정부가 추진한 캠페인의 얼굴로, 공익광고를 촬영하며 “먹어서 응원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매주 후쿠시마산 농산물 먹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안전성’을 몸소 홍보했지만, 약 1년 뒤 ‘내부 피폭’ 진단을 받았다. 정부가 ‘허용치 이하’라며 보장하던 농산물 섭취 후 이런 결과가 나오자 일본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퍼졌다. “안전하다던 정부의 말이 결국 국민을 위험으로 이끌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먹어도 안전하다”던 국민 MC, 백혈병으로 쓰러지다

그보다 앞선 2011년에는 일본의 ‘국민 MC’로 불리던 ‘오츠카 노리카즈’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는 후지TV ‘메자마시 TV’에서 후쿠시마산 농작물을 시식하며 시청자들에게 안심을 전하던 대표적 인물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판정을 받고 돌연 방송에서 하차했다. 이후 시청자들은 그가 시식하던 장면을 공유하며 “결국 정부가 안전하다고 내세운 것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보여줬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의학적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은 ‘보이지 않는 공포’였던 방사능이 대중의 눈앞에 드러난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여전한 불신… “정치가 과학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당시 정부의 홍보가 과학적 검증보다 정치적 목적에 치우쳤다”며 “후쿠시마산 농산물은 여전히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급식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제외하고, 시민단체들이 방사능 검사 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먹어서 응원하자’의 후폭풍은 끝나지 않았다. 정부의 ‘안전’ 보증을 믿고 나섰던 유명인들의 건강 이상은, 후쿠시마 농산물이 여전히 일본 사회에 남긴 깊은 불신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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