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올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있다는, 데보라

뉴욕 명문대 출신 미국 여성 데보라가 10살 연상의 한국인 음악가 남편과 결혼해 5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프리랜서로 일했던 데보라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매료돼 2018년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데보라는 언어 교환 모임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당시 상황을 두고 “네가 5분만 더 늦게 왔으면 못 만났어”라고 회상했다. 데보라는 남편을 처음 보자마자 속으로 ‘와 잘생겼다’고 생각하며 첫눈에 반했음을 인정했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향해 “미국 멀리서 여기까지 그래 왔지, 안 그러면 오겠니”라며 유머러스하게 사랑을 표현했다. 결국 이들은 2020년 2월 22일 결혼에 골인했다.

이 부부의 삶은 전통적인 가정의 역할 분담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 디자이너로 일하는 데보라가 실질적인 ‘본인(가장)’ 역할을 맡아 돈을 벌어오고, 재즈 기타리스트인 남편이 주로 집안일과 요리를 전담한다. 남편은 “니 돈을 많이 버니까 내가 해야지 이거라도”라며 능숙하게 살림을 처리한다. 데보라 역시 이런 역할 분담에 대해 “집안일은 남편이 주로 해요. 저는 돈 벌어 오고, 남편이 집에 있으면 집안일을 많이 해 줘요”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남편은 퇴근하는 아내를 역 앞까지 마중을 가 함께 장을 볼 때 짐을 도맡아 드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인다. 데보라는 한국 생활에 대해 “한국에 올 수 있어서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데보라가 뉴욕의 안정된 삶 대신 10살 연상 한국인 음악가와 결혼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들의 대화 속에서 데보라는 국적이나 문화 차이보다 서로의 ‘성격 차이’를 더 크게 느낀다고 말한다. 나이, 경제력, 국경을 넘어선 이들의 결혼 스토리는 조건을 따지는 대신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관계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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