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야인시대’의 전설적인 캐릭터 ‘작두’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최근 그의 행보를 듣고 귀를 의심할지도 모른다. 한때 TV만 틀면 나오던 톱급 광고 모델이자 중견 배우였던 그가 왜 돌연 연예계를 떠나 산속과 정비소를 전전해야만 했을까.
배우 황덕재는 과거 공무원 월급이 20만 원이던 시절, 광고 한 편당 두 배 이상의 출연료를 받으며 약 400여 편의 광고를 섭렵했던 ‘광고계의 블루칩’이었다.

탄탄한 재력을 바탕으로 ‘대조영’, ‘근초고왕’ 등 대작 사극에서 활약하던 그는 연기와 병행하던 금속합금 회사의 해외 지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남부러울 것 없는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삶의 이면은 가혹했다. 해외 사업과 촬영을 병행하다 건강 악화로 연기를 중단한 사이, 그에게 예기치 못한 시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회사는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가장 믿었던 이에게 당한 배신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수중에 단돈 200만 원만이 남는 처참한 몰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가정마저 해체되는 아픔을 겪으며 그는 극심한 우울증과 함께 세상의 끝으로 내몰렸다.
절망의 끝에서 황덕재가 선택한 것은 ‘생존’이었다. 왕년의 스타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택시 기사로 생계를 이어갔으며, 환갑이 넘은 나이에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워 견습공으로 땀을 흘렸다.

지리산 산장지기로 고독한 시간을 견디며 마음을 다스린 그는, 마침내 그 모든 상처를 연기의 자양분으로 삼아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최근 황덕재는 2024년 영화 ‘분노의 강’을 통해 스크린 복귀를 알린 데 이어, 이제는 뮤지컬 무대에서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하며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바닥을 치고 다시 일어선 그의 투혼은 단순히 한 배우의 복귀를 넘어, 시련을 겪는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