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숨겨진 자녀’… 손주 다음으로 아꼈던 반려견 ‘벤지’ 이야기

삼성그룹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고(故) 이건희 회장은 생전 손주들을 보며 지내는 시간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손주만큼이나 특별한 사랑을 받았던 또 다른 존재가 있었다. 비서진도, 측근 임원도 아닌 바로 그의 반려견 ‘벤지’였다.
벤지는 1986년부터 이 회장이 직접 키워온 요크셔테리어종으로, 이 회장의 벤지에 대한 사랑은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각별했다. 그 일례로, 이 회장의 환갑을 기념해 제작된 ‘사랑하는 사람들’ 사진첩에는 쟁쟁한 가족들과 함께 벤지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손자·손녀 바로 다음 순서로 벤지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이 회장이 벤지를 단순한 동물이 아닌 진정한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 회장의 깊은 애정은 벤지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계속되었다. 노환으로 벤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자, 이 회장은 새로 입양한 강아지에게도 똑같은 ‘벤지’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먼저 떠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이러한 ‘강아지 사랑’의 뿌리는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 시절 홀로 타국에서 보냈던 유학 생활 동안, 이 회장에게 강아지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친구이자 안식처였다. 세계 1위 기업을 이끄는 긴장감 속에서 매일같이 승부수를 던져야 했던 ‘고독한 승부사’에게, 퇴근길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작은 생명은 그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었던 셈이다.
당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반려견 사랑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치열한 경영 현장에서 잠시나마 인간적인 온기를 느낄 수 있는 통로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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