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 재벌 와하하 그룹의 유산 상속 문제로 본 경영권 승계와 기업 이미지 문제
중국 대표 음료 기업 와하하(娃哈哈) 그룹의 창업주 종칭허우(宗庆后) 회장이 2024년 2월 사망한 후, 그의 유산을 둘러싼 복잡한 가족사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 명의 혼외 자녀가 나타나 종 회장의 외동딸이자 후계자인 종푸리(宗馥莉) 회장을 상대로 거액의 유산 소송을 제기하면서, 와하하 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이번 사건의 전개 과정과 쟁점, 그리고 와하하 그룹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사건의 발단: 세 명의 혼외 자녀 등장과 유산 소송 제기
종칭허우 회장이 사망한 지 1년여 만인 2025년 7월, 종지창(Jacky Zong), 종졔리(Jessie Zong), 종지성(Jerry Zong)이라 칭하는 세 명의 성인이 홍콩 법원에 종푸리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종칭허우 회장의 혼외 자녀라고 주장하며, HSBC 은행 계좌에 예치된 18억 달러(약 2조 5천억 원)의 자산 동결을 요청했다. 또한, 종칭허우 회장이 생전에 약속한 21억 달러(약 2조 9천억 원) 규모의 신탁 기금에 대한 권리도 주장하고 있다.
혼외 자녀들의 주장과 쟁점
원고 측은 종칭허우 회장이 2003년 홍콩 HSBC 은행에 신탁 계좌를 개설하여 자녀 1인당 7억 달러씩 총 21억 달러를 신탁하겠다는 구두 약속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종칭허우 회장이 부하 직원에게 지시하여 신탁을 설정하고, 자금이 부족할 때는 위안화를 미국 달러로 환전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은 현재까지 18억 달러가 예치되어 있으며, 2024년 5월 110만 달러가 외부로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종푸리 회장 측의 반박과 법적 공방

이에 대해 종푸리 회장 측은 종칭허우 회장이 2020년에 작성한 유언장을 근거로 “해외 자산은 전부 외동딸 종푸리에게 귀속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고 측은 해당 유언장의 입회인이 전원 와하하 임원들이며 가족 구성원은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법적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원고 측은 항저우 중급인민법원에 종칭허우 회장이 보유한 와하하 지분 29.4%의 소유권 확인 소송도 제기했다. 이 지분의 가치는 약 200억 위안(약 3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와하하 그룹 유산 상속 문제가 그룹에 미친 영향

이번 유산 분쟁은 와하하 그룹의 지배 구조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와하하 그룹은 국유 지분, 직원 지분, 종푸리 회장의 3자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혼외 자녀들이 승소할 경우 지분 분할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종칭허우 회장은 생전에 검소하고 소탈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와하하 그룹은 ‘가족 문화’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혼외자 논란과 유산 분쟁으로 인해 종칭허우 회장의 이미지는 실추되었고, 와하하 그룹의 ‘가족 문화’ 역시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유산 분쟁으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은 와하하 그룹의 투자 유치와 사업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은 제품 판매 부진으로 이어져 기업 가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중국 민영기업 승계의 과제
와하하 그룹의 유산 분쟁 사건은 중국 민영기업의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종칭허우 회장은 생전에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하지 않고, 복잡한 가족 관계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 이번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
이번 사건이 와하하 그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중국 민영기업들은 이번 사례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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