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덮밥 좋아하다가 멸종시킨다? 일본·중국 소비 논란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꼽히는 장어가 멸종 위기에 몰렸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뱀장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했고,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사무국도 국제 거래 규제 대상으로 잠정 평가를 내놨다. 오는 11월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한국 식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뱀장어 자원 고갈의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중국과 일본이다. 전 세계 뱀장어 공급량의 대부분을 두 나라가 차지한다. 특히 일본은 여름철 ‘장어의 날’을 따로 지정할 만큼 장어 사랑이 남다르다. 일본인의 1인당 연간 장어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12배에 달한다. 중국 역시 대규모 양식과 소비를 이어가며 국제 자원 고갈을 부채질했다. 과도한 소비가 결국 자원을 바닥내고 있는 것이다.
뱀장어는 양식이 거의 불가능한 까다로운 어종이다. 태평양 심해에서 산란해 수천 km를 이동한 뒤 강으로 돌아와 성장하는 특성을 지녀, 지금도 인공 부화와 치어 생산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우리가 먹는 장어는 모두 바다에서 잡은 실뱀장어를 길러낸 것뿐이다. 수급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한국 역시 장어 소비국이다. 전체 실뱀장어의 약 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규제가 시행되면 공급량은 줄고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여름철 서민 보양식이었던 장어구이가 단숨에 고급 요리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2014년부터 중국·일본·대만과 함께 동아시아 뱀장어 협의체를 구성해 자원 보존에 나서고 있고, 2016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인공 실뱀장어 생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연구실 성과에 머물러 있어 산업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문제는 소비다. 일본과 중국의 과도한 소비가 불러온 위기가 한국의 장어 식탁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소비가 이어지면 멸종은 시간문제”라며 “자원 보존과 소비 절제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11월 국제사회의 결정은 단순한 어종 보호를 넘어, 동아시아 식문화의 변화를 예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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