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시간 속의 극과 극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이곳은 단순한 분단선이 아닌, 남북 군인들의 숨 막히는 시선이 매일 교차하는 ‘감정의 최전선’이다. JSA 경비대원들은 돌발 상황에 상시 대비하며 훈련 중에도 무전기를 몸에 지니고, 심지어 식사 때조차 권총을 찬 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맞은편 북한군 역시 평양 특수부대인 ‘폭풍 군단’에서 선별된 최정예 요원들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경계선을 넘어선 ‘전역’의 메시지

이 무거운 침묵과 대치 속에서 우리 군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독특한 전통을 고수한다. 바로 국군 장병들의 전역식을 북한 군인들의 눈앞에서 거행하는 것이다. 전역식의 하이라이트인 대대장의 훈화 말씀이 울려 퍼질 때면, 돌처럼 굳어 서 있던 북한군 병사들이 일제히 경계선 바로 앞까지 달려 나와 뚫어지게 응시하는 기묘한 현상이 매번 연출된다.
10년 무급 복무를 흔드는 ‘자유’의 유혹

이 전통이 단순한 의식이 아닌, 깊은 전략적 목적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섬뜩한 전율을 안겨준다. 그 목적은 바로 북한 군인들의 탈북을 교묘하게 유도하는 심리전에 있다. 영상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은 길게는 10여 년을 무급으로 국가에 바치는 동안, 대한민국 청년들은 그들보다 늦게 입대했음에도 당당히 의무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는 자유로운 모습을 목도하게 된다.
우리 군은 바로 북한군 내부의 민심 동요를 정확히 타격하는 것이다. JSA 전역식은 군사력을 넘어선 심리적 파장을 일으키며, 북한군에게 ‘대한민국의 삶’에 대한 갈망을 심어주는 정교한 유인 전략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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