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에게 강력한 국가적 자부심을 심어주다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만 현지에서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하나의 중국’ 정책으로 국제 무대에서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 명칭과 국기 사용이 제한됐던 대만이, 이번 APEC 공식 중계 화면에서 ‘대만(Taiwan)’이라는 국명과 함께 국기(청천백일만지홍기)가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대만 국민에게 강력한 국가적 자부심을 심어주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만 현지 매체들은 “우리를 대만이라 부르고 국기도 달았다”며 이례적인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특히 한국 민영 방송 채널 등에서 대만 대표를 ‘대만’과 국기로 소개하면서, 한국이 대만을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경쟁 상대로서 중시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해졌다.

이번 ‘대만’ 호칭에 대한 열광은 대만 내부의 강력한 정체성 확산 기류를 반영한다. 대만 국립정치대학의 인식 조사(2022년)에 따르면, 스스로를 ‘대만인’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2007년 이래 꾸준히 상승해 현재 63%를 차지했다. 반면,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조사가 시작된 1992년 25%에서 현재 2%까지 급감했다. 이는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대만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확고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신 기자들은 “대만과 중국의 구분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으며, 대만인의 자주성 확립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APEC은 경제 협력체 원칙에 따라 국기 게양 및 공식 명칭으로 ‘Chinese Taipei’를 사용해왔던 만큼, 이번 중계 화면 표출은 공식 규칙이 아닌 이례적인 상황이었으나,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지위에 대한 인식을 부각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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