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전 세계 여행객 몰린 일본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일본은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이 313만 명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86만2000명)의 3.6배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도쿄 외에도 오사카, 후쿠오카, 교토, 삿포로, 오키나와 등 다양한 지역에 방문하며 일본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일본정부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7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은 232만 600명으로 두 달 연속 20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한국이 62만 6800명으로 가장 많고 대만 42만 2300명, 중국 31만 3300명, 홍콩 21만 6400명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렇듯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문제점도 뒤따르고 있는데요.
일본 현지 언론은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 관광업계는 기뻐하고 있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과연 관광객이 몰리고 있는 일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② ‘슬램덩크’ 명소 여행객들로 몸살 앓아

일본 가나가와현은 일본 간토 지방 남서부에 있는 곳으로 도쿄에서도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그중 가마쿠라는 일본의 작은 해안가 마을로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했습니다.
가마쿠라는 여행객 사이에서 ‘슬램덩크’의 명소로 알려졌는데요.
가마쿠라시의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앞 철길 건널목은 슬램덩크 속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고 있는데요.
현재 이곳은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차가 다가온다는 경고음이 울리자마자 수많은 관광객이 기찻길로 몰려들어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기찻길 진입을 막기 위해 내려온 차단봉 근처까지 다가가 포즈를 취하는 등 위험한 행동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여러 경고문이 붙어있는데요.
‘기차를 촬영하기 위해 노란 선을 넘지 마십시오’, ‘기관사를 향해 플래시를 터트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등의 경고문이 버젓이 붙어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죠.

또한 관광객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가에는 들어오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지만 이를 무시한 채 구석구석 누비며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주민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예의가 없다”라며 “페트병이나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고, 단지 화단에 노상 방뇨까지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건널목의 안전을 통제하는 경비원은 “경찰관이 순찰하긴 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호루라기를 불면서 ‘뛰지 마세요’, ‘화단에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관광객들에게 소리치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매체 닛폰테레비는 “슬램덩크 영화 개봉 후 성지로 불리는 가마쿠라에서 관광객들이 차도에서 사진을 찍느라 구급차 같은 긴급 차량을 세워버리는 아찔한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현재 가마쿠라시와 에노덴 전철 회사는 관광객에게 예절을 지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가마루카시에서도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민 불편이 계속될 경우 경비원을 늘리는 등 대책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③ 일본 여행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가마쿠라뿐만 아니라 일본의 주요 관광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교토시 우쿄구 주민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길거리에 쓰레기가 넘쳐난다고 전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자진해 줍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라고 밝혔는데요.
또한 관광객이 너무 많아 주민들이 제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교토의 유명 불교 사찰 은각사 인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교토역 인근 버스 승강장에 관광객이 100명 이상 몰려 있다”며 “대부분 큼직한 짐까지 싸 들고 있어 버스 타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죠.
이에 따라 교토시는 700엔짜리 시내버스 1일 무제한 이용권을 폐지했습니다. 또한 교토시 당국은 관광객과 시민의 이용을 구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쿄의 유명 사찰인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의 한 호텔 지배인은 “관광객이 구둣주걱이나 샴푸, 바디워시 등의 비품을 가져간다”면서 “체크아웃 후에 쫓아가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어 그냥 ‘어쩔 수 없다’며 넘긴다”라고 밝혔죠.
이렇듯 많은 여행객이 몰리면서 일본은 관광공해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현지 주민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며 당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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