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 안학섭씨의 북송 요구

42년 4개월간 복역하며 비전향 장기수로 알려진 안학섭 씨(95)가 자신의 고향이자 이념적 동지들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내며 판문점행을 시도했으나 군 당국에 의해 제지당했다.
안학섭 씨는 “평생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며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동지들 곁에서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지난 8월 20일, 그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지지자들과 함께 통일대교 남단 검문소까지 이동하여 판문점을 통한 북송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 당국의 제지를 받았으며, 건강 악화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1953년 4월 한국전쟁 중 북한군으로 참전했다가 남한 군에 체포된 안학섭 씨는 전향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42년 4개월간 수감되었다. 그는 일본의 식민 통치와 미국의 군정 통치를 경험하며 반미, 반제 운동에 투신했으며, 이러한 신념을 굽히지 않아 ‘비전향 장기수’로 불렸다.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지만, 사회 복귀 후에도 자유롭지 못한 삶을 이어가며 여전히 남한을 ‘미국의 식민지’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학섭 씨는 2000년, 63명의 비전향 장기수가 북송될 때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신념으로 남한에 남았다. 그러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제는 고향에서 동지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북송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현재 남한 정부는 인도적 차원에서 안학섭 씨를 비롯한 6명의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 요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입장이 불분명하고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라 송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과거 2000년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송이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었던 만큼, 이번 안학섭 씨의 북송 시도가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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