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관광 1위 나라의 붕괴

캄보디아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제는 불안감부터 떠오른다. “캄보디아 같은 놈들”이라는 표현이 베트남에서도 욕으로 쓰일 정도다. 하지만 이 부패와 혼란의 뿌리는 단순한 ‘가난한 나라’ 문제가 아니다. 피로 물든 내전의 유산 때문이다.

1975년, 크메르 루즈가 내전에서 승리한 뒤 벌어진 일은 인류사 최악의 비극 중 하나로 남았다. 글자를 읽을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지식인이라며 죽였다. 안경을 썼다는 이유로, 공부했다는 이유로, 심지어 손이 부드럽다는 이유로도 죽음의 대상이 되었다. 700만 명 중 200만 명이 사라졌다. 나라의 ‘뇌’가 통째로 제거된 것이다. 이후 캄보디아는 문자 그대로 무너졌다. 경제, 교육, 시스템 전부가 없었다.

그렇게 반세기를 기어나오며 국제 원조로 간신히 버텼다. 한국도 그 구호의 한 축이었다. 198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이 캄보디아에 지원한 금액은 1조 6천억 원. 2022년 기준으로 일본, 중국 다음, 세 번째로 많이 도와준 나라였다.
캄보디아는 산업이라 부를만한 것이 거의 없다. 유일한 먹거리라 할 수 있는 게 ‘관광’이다. 앙코르와트의 황혼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외국인들 덕분에 경제가 돌아갔다.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큰 손님이었다. 2024년 1~2월 기준, 앙코르와트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위가 한국인이었다. 호텔, 식당, 가이드, 운전기사까지 한국 관광객 덕분에 밥을 먹었다.

그런데 그 한국인이 지금 캄보디아에서 ‘돈줄’이 아니라 ‘타깃’이 되어버렸다. 최근 납치, 감금, 사기, 살인까지 한국인을 향한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구조 요청을 해도 대사관은 “현지 경찰에 직접 신고하세요”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납치된 피해자에게 ‘직접 신고하라’니, 이게 나라가 할 일인가.

한때 한국 덕에 숨 쉬던 캄보디아는 이제 한국인을 잡아먹는 늪으로 변했다. 돈과 도움으로 쌓아 올린 관계가, 단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관광업의 30% 이상이 한국 손님에게 의존하던 그들이지만, 이 폭력과 방관이 계속된다면 한국인 발길은 끊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캄보디아의 경제는 다시 내전 직후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
지금의 캄보디아는 ‘신뢰를 잃은 나라’다. 학살로 잃은 세대의 공백이 아직도 메워지지 않았고, 법과 질서보다 힘이 우선인 구조가 뿌리내렸다. 그 대가를 어이 없게도 원조국인 한국인들이 치르고 있다. 더우기 이 문제를 캄보디아만의 문제로 보면 오산이다. 최근 미국, 영국의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대한 강력한 제제를 보며 외교적 대응과 대사관이 자국민을 적절히 보호 했는지 스스로 짚어보아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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