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문화 태도가 가치를 올리다.

아시아 갯벌과 간석지에 서식하며 기이한 외모 때문에 중국에서 ‘괴어(怪魚)’로 천대받았던 물고기가 한국에서 소중한 전통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한국 식문화의 지혜가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물고기는 망둑어목에 속하는 개소겡(대갱이, 학명: Odontamblyopus lacepedii)이다. 몸은 뱀장어처럼 길고 가늘며, 눈은 퇴화해 잘 보이지 않고 입안에 날카로운 이빨이 줄지어 있다. 이 기괴한 비주얼은 보는 이들에게 공포감을 줄 정도다.

개소겡은 중국 차오호(巢湖) 호수 등지에 대량으로 서식했으나, 웬만한 것은 다 먹는다는 중국에서조차 외면당했다. ‘복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사료로 쓰이거나 아예 폐기 처분되는 수모를 겪었다. 외모 때문에 식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반면, 한국 어촌 사람들은 달랐다. 처음에는 괴상한 외모와 다루기 어려운 이빨 때문에 망설였으나, 한국의 지혜는 새로운 조리법을 창조했다. 개소겡을 손질한 뒤 해풍에 꾸덕하게 말리고, 방망이로 두드려 포를 만들거나 양념에 무쳐 먹는 독특한 방식을 찾아낸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자 개소겡은 고소하고 쫄깃하며 부드러운 식감의 별미로 재탄생했다.

개소겡은 서남부 연해 지방에서 ‘대갱이’, ‘운구지’ 등으로 불리며, 특히 전라남도의 대갱이는 국제 슬로푸드 생물종 다양성 재단의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돼 세계적인 보존 가치까지 인정받았다.
결국, 기이한 생김새 때문에 천대받던 물고기를 ‘말리고 두드려 먹는’ 전통 조리법으로 승화시킨 한국의 식문화 태도가 개소겡을 귀한 전통 음식으로 만들었다. 이는 외모 지상주의를 넘어 식재료의 잠재된 가치를 발굴한 한국 전통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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