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그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제작 비화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100명의 요리사가 동시에 조리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규모의 세트장은 단순한 연출이 아닌, 정교한 설비와 기업의 과감한 신사업 전략이 맞물려 탄생한 결과물로 밝혀졌다.
과거에도 다수의 출연자가 동시에 요리하는 포맷의 방송 시도는 꾸준히 있었으나, 매번 공간과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일반적인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요리 프로그램은 아파트 단지 수준의 방대한 수도 설비와 가스 시설, 대규모 전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수십 개의 화구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연기를 즉각 배출할 수 있는 대용량 환기 시스템은 제작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국내에서 이러한 대규모 촬영이 가능한 곳은 CJ ENM 스튜디오가 유일했다. 그러나 해당 시설은 계열사 외에는 대관이 엄격히 제한되었으며, 정작 CJ 측은 막대한 제작 리스크를 우려해 흑백요리사급의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교착 상태를 깬 것은 2024년 개관한 초대형 스튜디오 ‘유지니아’였다. 본래 건축 전문 기업 유진그룹은 해당 부지에 아파트나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이를 전격 백지화하고 약 1,000평 규모의 스튜디오 건립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자본력은 충분했으나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넷플릭스는 유지니아의 개관과 동시에 대관을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유진그룹의 과감한 업종 전환과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투자가 만나 ‘흑백요리사’라는 기념비적인 콘텐츠를 탄생시킨 셈이다.

현재 유지니아 스튜디오는 ‘흑백요리사’의 흥행에 힘입어 차기작 예약이 이미 완료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의 성공 뒤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드웨어적 인프라가 필수적”이라며, “넷플릭스가 흥행의 주인공이라면, 그 기반을 제공한 유지니아는 진정한 실익을 거둔 승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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