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목격한 문선명·한학자의 이상한 비행

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은 종종 권력의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전 대한항공 사무장 박창진이 회상한 한 장면은 통일교 내부 권력 구도의 변화를 암시한다. 무대는 10여 년 전 뉴욕발 한국행 항공기였다.
당시 비행기는 요양 중이던 문선명 총재의 귀국편이었다. 한국에 남은 자녀들 사이에서 벌어진 극심한 후계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급행 일정이었다. 시점은 그가 세상을 떠나기 약 1년 전 무렵이었다.
문선명 총재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주변의 시선은 동행한 배우자에게 쏠렸다.
그러나 박창진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 예상과 달랐다. 한학자 총재는 남편 곁이 아닌, 비행기 반대편 좌석에 앉아 있었다. 일반적인 부부의 동선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었다.

한학자 총재는 비행 내내 측근으로 보이는 인물과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당시 비서실장급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박창진은 그 장면에서 이미 실세의 향방을 직감했다고 말한다.
비행 중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문선명 총재가 좌석에서 실례를 한 것이다. 객실은 순식간에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박창진은 침착하게 상황을 수습했다. 최대한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조용히 대응했다. 그 조치에 문선명 총재는 깊은 감동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도착 후 문선명 총재는 세계일보 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박창진을 칭찬했다. 이후 회사 차원의 포상과 함께 세계일보 측에서 상당한 선물이 전달됐다.

그러나 박창진의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은 것은 보상이 아니었다. 화려한 지도자의 이미지와 달리, 비행기 안에서 홀로 앉아 있던 문선명 총재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곁을 지키지 않던 부부 사이의 거리감이었다.
그는 짧은 비행 시간이 통일교의 미래를 예고했다고 말한다. 공개 석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권력의 이동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고, 비행기는 그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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