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라디오만 틀면 흘러나오던 목소리, 애절한 미성으로 온 국민의 감성을 자극했던 가수 김돈규. 하지만 그가 서 있는 곳은 화려한 무대 위 조명 아래가 아닌,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깊은 산속의 적막함 속이다.
그가 대중의 시야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었다. 가수로서 생명과도 같은 목소리에 치명적인 결함이 생기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무리한 활동으로 인해 두 차례의 성대결절 수술을 받았으나 경과는 좋지 않았고, 결국 목젖을 절제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부딪혔다. 노래는커녕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던 시간은 그를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었다.

시련은 파도처럼 연달아 몰려왔다. 2019년, 뇌출혈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섰던 그는 수술 직후 아버지를 떠나보내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을 겪었다.

뒤이어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본인 역시 사고로 팔에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거치며 육체와 정신은 모두 무너져 내렸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나 자신을 돌볼 여력이 없어 도망치듯 산으로 향했다”고 고백했다.
현재 김돈규는 강원도의 한 외딴 민가에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 머물고 있다. 아궁이에 직접 불을 지피고 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끼니를 때우는 고독한 일상이지만, 그는 “자연을 보며 밥을 먹는 지금의 일상이 전혀 외롭지 않다”며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전설적인 보컬리스트에서 산속의 수행자로 변모한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고립된 시간을 ‘단절’이 아닌 자신을 찾아가는 ‘치유’의 과정이라 말한다. 한 시대를 울렸던 김돈규의 목소리가 다시 세상 밖으로 울려 퍼질 수 있을지, 그의 고요한 재기 준비에 많은 이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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