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가의 화려한 혼맥과 그 이면의 잦은 결별 소식 속에서,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이서현 사장과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부부의 관계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범삼성가 삼남매 중에서도 끝까지 온전한 가정을 유지하며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결합은 시작부터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의 인연은 화려한 배경보다 인성과 실력을 중시했던 고(故)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안목에서 시작되었다. 김재열 사장은 부통령을 지낸 인촌 김성수 선생의 증손자이자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화려한 가문을 배경으로 두었으나, 이건희 회장이 그를 눈여겨본 이유는 따로 있었다.

생전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로 유명했던 이건희 회장이 유독 아끼고 신뢰했던 남자가 바로 사위 김재열이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건희 회장의 병환 중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이서현 이사장이 스탠퍼드 유학 시절, 부친 이건희 회장은 항암 치료를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이 이사장이 부친의 곁을 지키며 간호를 돕던 중, 김 사장이 자주 방문하며 자연스럽게 인연이 이어졌다. 이건희 회장은 힘든 투병 기간 중 자신을 세심하게 살핀 김 사장의 인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결혼 후 김 사장은 제일모직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뛰어난 어학 실력과 세련된 언변을 갖춘 그는 이건희 회장의 해외 일정마다 전문 통역사 대신 곁을 지키는 보좌역을 수행했다. 이를 지켜본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열 명의 아들보다 사위 하나가 더 낫다”는 말을 할 정도로 그를 각별히 신뢰했다.

‘호랑이 굴’이라 불릴 만큼 엄격한 삼성가에서 이들 부부가 현재까지 견고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였다. 화려한 조건보다 인간미와 실력을 먼저 내다본 선대의 안목과,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두 사람의 노력이 오늘날 삼성가의 유일한 ‘백년해로’ 스토리를 완성했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