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 모습에 깊은 감명 받은 미 장군

한국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 현장에 미군 고위급 장교들이 제복을 갖춰 입고 나란히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외교적 방문이 아닌, 70여 년 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시작된 특별한 인연을 기리기 위한 발걸음이다. 이 사연의 주인공은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가평고등학교(구 가이사중학원)’다.
가평고는 6·25 전쟁 당시 미군 부대의 헌신적인 기부로 세워진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952년,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가평에 주둔하던 미 보병 40사단의 사단장 ‘조셉 클리랜드 장군’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모든 것이 파괴된 황무지 위에서, 폭격으로 학교를 잃은 아이들이 천막을 치고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었던 것이다.
클리랜드 장군은 전쟁터에서도 미래를 꿈꾸며 공부를 포기하지 않는 한국 학생들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전쟁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민족은 반드시 일어설 것”이라고 확신하며,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학교 건립을 위해 대대적인 모금 운동을 제안했다.

이에 호응한 40사단 소속 미군 병사 1만 5,000여 명은 얼굴도 모르는 한국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월급에서 2달러씩을 기부했다. 이렇게 모인 3만 달러의 정성으로 천막 대신 튼튼한 교사가 세워졌다.
당초 병사들은 사단장의 이름을 따 ‘클리랜드 고등학교’라 부르려 했으나, 장군은 이를 사양하고 사단 첫 전사자인 케네스 카이저(Kenneth Kaiser Jr.) 하사의 이름을 붙였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카이저’를 ‘가이사’로 발음하면서 학교는 ‘가이사중학원’이라는 이름으로 역사적인 첫발을 뗐다.
미군 측은 학교 완공 이후에도 인연의 끈을 놓지 않았다. 클리랜드 장군은 1997년 타계할 때까지 연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탁했으며, 그 뜻을 이어받은 미 40사단 후배 장병들은 지금까지도 매년 졸업식에 참석해 ‘클리랜드 장군상’과 ‘가이사 장학금’을 전달하며 인류애를 기념하고 있다.

현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당시 미군들의 숭고한 희생과 2달러의 기적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한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미군 장병들과 한국 학생들의 우정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며 진정한 혈맹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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