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일본의 히타치 백색가전 사업 인수전 뛰어들다, 현지 반응이…
삼성전자가 최근 테슬라, 애플과 대규모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글로벌 기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유력 가전 기업인 히타치 제작소의 백색가전 사업 인수전에 뛰어들자 일본 내에서 놀라움과 함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말,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약 22조 76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침체되었던 파운드리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계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단일 수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며, 특히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6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도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직접 계약 사실을 알리며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조했고, 이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약 11개월 만에 7만 원대를 회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어서 8월 초에는 애플과의 차세대 칩 생산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이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애플의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등으로 추정되는 칩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일본 소니가 주도해 온 애플 이미지센서 시장에 균열을 내고,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내 제조업 강화 기조와 맞물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삼성전자가 애플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부합하며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연이은 빅테크 계약 체결 소식과 더불어, 현재 일본 히타치 제작소의 백색가전 사업 인수전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일본 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히타치 제작소는 철도, 송배전 설비, IT 서비스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본 내 백색가전 사업 부문인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GLS)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LG전자, 터키의 아르첼릭, 중국 가전업체 등 다수의 기업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언론과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놀라움과 함께 경계심, 그리고 자국 산업의 쇠퇴에 대한 안타까움 섞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언론의 반응
대부분의 일본 언론의 반응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이다. 테슬라와 애플과의 연이은 대형 계약으로 이미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을 입증한 삼성전자가 일본 가전 시장 재도전을 위해 히타치 인수전에 나선 것에 대해 놀라움을 표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삼성전자가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GLS)의 일본 내 백색가전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며, 삼성전자 외에도 터키의 아르첼릭, 중국 기업 등 다수의 경쟁자가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경제 또한 삼성을 포함한 한국 기업들이 히타치 GLS의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는 성장 한계에 직면한 한일 산업계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새로운 협력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산케이 신문도 삼성이 히타치 가전 사업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과거 일본 가전 시장에서 철수했던 삼성전자가 18년 만에 다시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의미를 강조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삼성전자가 일본 기업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며 사업 재편 및 M&A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히타치의 사업 재편 움직임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네티즌, ‘삼성의 일본 가전 잠식’에 술렁
한편, 이번 소식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과거 일본 가전 산업의 영광을 뒤로하고 해외 자본에 인수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과거 일본 기업들이 줄줄이 해외 자본에 인수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샤프(대만 홍하이), 도시바(중국 메이디, 하이센스), 산요전기(중국 하이얼), NEC, 후지쯔 PC 사업부(중국 레노버) 등의 사례를 들며 일본 가전 산업의 침체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댓글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히타치 가전 사업을 인수하게 될 경우, 일본 내수 시장에 미칠 영향과 자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에 재도전하는 만큼,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또한, 히타치가 IT 및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가전 사업을 매각하려는 전략적 판단은 이해하지만,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가진 일본 제조업의 이미지가 희석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의견도 있었다.
삼성전자의 노림수는? 일본 시장 재정복 및 사업 시너지
삼성전자가 히타치 가전 사업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일본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 일본 시장에서 고전했던 삼성전자는 히타치가 구축한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를 통해 일본 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히타치 GLS가 일본 내에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분야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5년간 히타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은 보수적인 일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전 분야에서 최상위권 경쟁력을 입증했으며, AI 가전 기술력과 일본 시장 노하우를 결합하여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히타치 가전 사업 인수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오랜 기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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