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없는 여성 편력… 알랭 들롱, 평생 가슴에 묻은 첫사랑의 비극

1950~60년대 유럽 극장은 그가 스크린에 등장하는 순간 숨을 죽였다. 차갑지만 매혹적인 눈빛, 조각처럼 완벽한 이목구비. 알랭 들롱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배우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시대를 상징했다. 프랑스 언론은 그를 “살아 있는 아폴론”이라 불렀고, 세계 각국의 팬들은 그의 영화 개봉일이면 장사진을 이루었다. 그러나 찬란한 조명 뒤에서의 그의 삶은 화려함 못지않게 스캔들과 논란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들롱의 연애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연대기다. 브리지트 오베르, 나탈리 들롱, 미레유 다르크 등 당대 최고 여배우들이 그의 곁을 스쳤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대통령 영부인 데비 수카르노와의 관계설까지 나돌았을 정도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잘생겼다. 여자들이 나에게 집착할 뿐”이라는 발언을 남기며 자신의 바람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무수한 여성 편력은 결국 그에게 내면의 공허함을 남겼고, 평생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 수많은 스캔들 속에서도 알랭 들롱이 끝내 잊지 못한 단 한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 여배우 로미 슈나이더였다. 두 사람은 영화 ‘사랑은 오직 한 길’을 통해 만나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세기의 커플로 불리던 이들의 열애는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지만, 들롱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결국 로미를 지켜주지 못했다. 결별 이후에도 들롱은 늘 그녀를 마음속에 품고 살았고, 로미 역시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는 불행한 결혼과 이혼,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에 이어 알코올 중독으로 시달리다 요절했다. 로미의 장례식에서 들롱이 “내 심장의 반이 그녀와 함께 묻혔다”고 울먹이며 말한 장면은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된다.

그러나 들롱의 삶은 사랑만큼이나 어둡고 복잡한 사건들로 얼룩졌다. 경호원의 의문사 사건에 휘말려 긴 시간 동안 언론의 의혹을 받았고, 친어머니와의 갈등, 사생아 논란, 자녀들과의 유산 분쟁까지 끊이지 않는 구설수에 시달렸다. 특히 사생아로 알려진 아들 크리스티앙은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채 약물 중독으로 생을 마감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의 불안한 삶은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부모의 이혼으로 네 살에 기숙학교와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자라난 그는 늘 버림받았다는 감정을 품고 살아야 했다. 안정된 가족의 울타리를 경험하지 못한 들롱의 어린 시절은 뒤틀린 가족 관계와 여성관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랭 들롱은 여전히 영화사 속에 ‘세기의 미남’으로 남아 있다. 스크린 위의 그는 시대를 장악했고, 스크린 밖의 그는 수많은 논란과 사건 속에서도 여전히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인물이었다. 수많은 여인들이 스쳐갔지만, 끝내 그의 마음속에서 자리를 지킨 이름은 단 하나. 바로 로미 슈나이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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