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15분 근태 관리 제도’ 논란의 불씨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최근 직원들의 근무 관리 방식을 전면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사무실에서 키보드와 마우스 움직임이 15분 이상 감지되지 않으면 ‘부재 중’으로 처리하고, 그 사유를 반드시 소명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취지는 명확하다. 실제 일한 시간을 기록해 인건비 지출의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공지보다 언론 보도를 먼저 통해 알게 된 직원들의 불신이 폭발하면서 회사 내부는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근태 관리 강화를 넘어 경영 위기와 직결된다는 해석이 많다. 엔씨소프트는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구조조정과 비상 경영을 이어왔다. 인건비 절감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근태 시스템은 초과근무 수당을 줄이고 ‘일한 만큼 지급한다’는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실제로 게임업계는 창작물의 성과를 단기간에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근무 시간 관리가 고용주에게 중요한 기준이 되어왔다.
창의성과 효율성 사이의 충돌

다만 논란의 핵심은 통제 방식에 있다. 창의적 발상이 요구되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설계를 하는 시간은 키보드 입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마우스가 멈췄다고 해서 일손이 멈춘 건 아니다”라며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과거 넷마블도 유사한 시스템을 시도했다가 폐지한 전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여론 역시 갈렸다. 제도 관련 영상에는 수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담배 시간 낭비’와 ‘야근 수당 악용’을 막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찬성론과, ‘창의성 억압’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비흡연자들의 불만이 지지 여론을 키우고, 반대로 “망해가는 회사의 전형적 모습”이라는 비판은 경영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신뢰 구축의 시험대에 선 엔씨소프트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출퇴근 관리 문제가 아니다. 위기 국면에서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직원과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 그리고 성과와 효율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15분 제도’가 비용 절감의 수단을 넘어 새로운 조직 문화의 해법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실패 사례로 기록될지는 이제 직원과 경영진이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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