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경력의 장례지도사 유재철씨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을 마주하고 놀란 이유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은 온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직접 확인했던 염장이 유재철 씨의 증언은 당시의 비통함과 함께 인간적인 고뇌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유재철 씨는 30년 넘게 장례지도사로 일하며 수많은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왔다. 불법체류 노동자부터 전직 대통령까지, 사회의 가장 낮은 곳부터 가장 높은 곳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그는 스스로를 ‘염장이’라 칭하며 고인에게 마지막 예를 다하는 일을 천직으로 삼고 있다.
그가 전직 대통령 여섯 분의 장례를 연이어 맡게 된 계기는 최규하 전 대통령의 서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원생 시절, 대통령 장례식 자료가 필요해 연락했다가 우연히 장례 절차를 돕게 되면서 그의 특별한 인연은 시작되었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보를 접했을 때도, 여운계 배우의 염습을 마친 직후 그는 누구의 부름도 없이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양산 부산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을 처음 마주했을 때, 유재철 씨는 자신도 모르게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내뱉었다고 합니다. 그가 간절히 기도했던 것은 고인의 얼굴만큼은 깨끗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비록 두 눈은 감겨 있었고 입술은 꾹 다물고 있었지만, 외관상 훼손된 부위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책에서 그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표정에서 “시대를 모두 짊어진 듯한 깊은 고뇌와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았을 국가에 대한 의지”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타살 의혹에 대해서도 그는 고인의 얼굴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겁먹거나 놀란 표정이 전혀 없었다며, 타살이 아님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유족들에게도 엄청난 슬픔이었다. 권양숙 여사는 시신을 확인한 뒤 실신했으며, 아들은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유재철 씨는 이러한 유족들의 슬픔을 곁에서 지켜보며, 오히려 섣부른 위로의 말보다는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할 시간을 갖도록 돕는 것이 염장이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 과정에서 ‘노란 리본’을 고안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수많은 조문객들이 슬픔을 표현할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을 보며,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적을 수 있는 노란 리본을 통해 추모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후 영결식에서 사용될 2,000개의 만장(輦章)을 이틀 만에 완성하는 과정 역시 전국 각지의 서예가들과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유재철 씨는 30년 넘게 죽음을 마주하며 삶의 의미와 죽음의 준비에 대해 깊이 성찰해왔다. 그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며, 염장이로서의 역할 역시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깨끗하고 단정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파묘’에서 배우 유해진이 연기한 장의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 오히려 삶의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비통함 속에서도 그의 마지막 모습을 정성껏 돌보고 유족들의 슬픔을 보듬었던 염장이 유재철 씨의 이야기는, 죽음이라는 엄중한 순간에도 인간적인 존엄과 연민이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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