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왜 회장들이 서 있죠?

“이제 그런 거 좀 고만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떡볶이 먹방’을 향해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이 발언이 나온 곳은 공식 기자회견도, 정치 토론회도 아니었다. 한 토크쇼에 출연한 자리였다. 그저 편안한 대화 중이었지만, 그 한 문장이 그대로 온라인을 뒤흔들었다.
영상 속 박용만은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난번 대통령 때 보니까 서서 떡볶이도 먹고 오뎅도 먹고 그러더라. 대기업 회장들을 쭉 세워 놓고 ‘맛있습니다’ 하는 장면들, 이제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옆자리에 있던 진행자가 웃자, 박 전 회장은 “큰일 났네, 이러다 혼나겠네”라며 농담처럼 말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농담치고는 메시지가 묵직했다.

그의 발언이 확산된 이유는 단순한 ‘떡볶이 먹방’ 때문이 아니다. 권력과 재계 사이의 익숙한 풍경 — 대통령이 음식을 먹고, 대기업 총수들이 뒤에 서서 웃는 그 장면에 대한 불편함이었다. 박용만은 현직 시절부터 ‘보여주기보다 실질’을 강조해 왔고, 대한상의 회장 시절에도 정부 행사에서 “기업은 사진이 아니라 신뢰로 움직인다”고 말해왔다. 이번에도 그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누구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관행을 꼬집은 말이었다. 하지만 SNS와 커뮤니티에선 “진짜 속 시원하다”, “재벌이 아닌 시민의 언어로 말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반대로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선 “현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발언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경제계 안팎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한 재계 인사는 “대기업인 누구나 그런 자리에 불려 나가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말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박용만이니까 가능한 말이었다”고 했다.
박용만은 인터뷰 내내 정치 이야기를 피하려 했지만, 결국 가장 정치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관직에 있는 사람들과 정치인이 서야 할 자리에 기업인이 서 있는 건 조금 이상하지 않냐”는 그의 말은, 웃음으로 포장됐지만 결국 현실의 문제를 정확히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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