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를 뒤흔 한국 영화사의 가장 안타까운 로맨스

갓 데뷔한 21살 신인 여배우와 애 셋 달린 44살 이혼남 감독의 만남은 1970년대 충무로를 뒤흔들었다. 이 이야기는 한국 영화계의 ‘천재’ 이만희 감독과 당대 최고 스타 여배우 문숙의 짧고도 강렬한 로맨스다.

문숙은 영화 오디션 자리에서 이만희 감독을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멎을 듯 가슴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23살이라는 엄청난 나이 차이와 이 감독이 이혼남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문숙은 주변의 ‘불륜’이라는 오해를 무릅쓰고 그의 사랑을 택했다. 두 사람은 결국 작은 절에서 조용히 비공개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다.

문숙에게 이 감독과의 결혼 생활은 소박하지만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여덟 살 차이 나는 이 감독의 딸 이혜영을 유난히 이뻐했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그녀의 교복과 준비물을 함께 사는 등 평범한 일상에서 큰 행복을 만끽했다.
하지만 운명은 잔인했다. 그들의 행복은 채 몇 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만희 감독은 다음에 영화 편집을 마무리하던 중 간경화로 쓰러졌고, 병상에 오른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둘의 사랑은 비극적인 막을 내렸다.

혼자가 된 문숙의 삶은 더욱 힘들어졌다. 남편이 떠난 뒤 한국 영화계는 그녀를 ‘쉬운 사람’, ‘함부로 건드려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했고, 각종 성추행에 시달려야 했다. 영화계에 대한 깊은 실망감과 슬픔을 느낀 문숙은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술사를 전공하고, 명상과 요가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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