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도 없어 훈련 못 나가”…탈북 여군의 폭로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 군 내부 실태 화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최근 잠수함부대 출신 탈북 여군 채설향 씨가 한국 군함에 처음 승선하며 털어놓은 증언은 양측 해군 전력의 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양강도 삼지원 출신으로 통신병으로 복무했으며, 당시 북한에서 한국 군함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접한 적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남측 군함의 실제 내부 구조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해군 마산함에 오르자마자 “80년대에 만든 함선이 왜 이렇게 깨끗하냐”고 놀랐다. 북한에서 맡아온 바닷내·기름내와는 전혀 다른 환경, 공기청정기 설치된 숙실, 정돈된 치사실까지 모든 것이 낯설고 충격적이었다. 반면 자신이 복무하던 잠수함 훈련장은 실물 함정 대신 모형 내부를 본떠 만든 교육용 구조물이 전부였고, 실전 장비를 시민에게 공개하는 문화 자체가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근무 현실 또한 극명하게 갈렸다. 북한 해군에서 가장 빈번했던 사고는 장비 노후와 정비 부족, 그리고 유류 빼돌림 같은 만성적 부조리였다. 기름이 없어 배가 훈련을 나가지 못하는 일이 일상이었고, 무기 청소 중 발사 사고, 간부 폭행으로 인한 사망 사건도 부대 내부에서 쉬쉬하며 덮였다. 부모에게조차 정확한 사망 원인이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전사 처리’로 바꿔 명예로 포장하는 관행도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군수물자 격차는 더 날카롭게 드러났다. 채설향 씨가 들고 온 북한 군용 신발은 재생고무로 만들어져 바닥이 쉽게 찢어지고, 가시나 돌멩이도 그대로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반면 한국 군화는 “비가 와도 버티고 겨울에도 발이 시리지 않는 수준”이라며 극명한 차이를 체감했다. 심지어 북한 군인들은 군복과 군화를 집에서 사비로 구매하는 경우도 흔했고, 보급이 부족해 진짜 군화 대신 모조품을 신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고 전했다.

여군 생활 역시 열악했다. 통신병으로서 150개 가입자 번호와 간부 목소리를 전부 외워야 했고, 실수하면 상급자가 군무실로 뛰어와 호통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남녀 혼성 부대라도 생활관은 철저히 분리됐으며, 장비 노후로 인한 고질적 고장이나 사고는 늘 따라다녔다.
한국 군함 조타실에 들어선 그는 디지털 패널, 의자 회전 구조, 탄약고 체계 등을 보며 “이런 시설은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 한다”고 말했다. 함장석에서 내려다보이는 시야와 체계적 지휘 체계는 그의 복무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북한 내부에서 한국 해군은 늘 ‘도발 후 대응 사격을 하는 위협적 존재’로 교육받았지만, 실제 한국 함정을 접한 그는 “한국은 장비·정비·생활환경 모두 안정적이고 선진적이었다”며 과거 북한이 강조하던 적대적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돼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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