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까지 언급한 중국… 계산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동북아 외교 지형이 급격히 뒤틀리면서 내년 1월로 조율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실제로는 시작도 못 하고 멈춰 섰다. 일본이 먼저 회담 의사를 중국에 전달했지만, 중국은 단호하게 거부하며 중일 갈등을 정면으로 드러냈다. 그 배경에는 일본이 대만 문제를 언급하며 ‘자위대 개입 가능성’이라는 금지어를 꺼낸 게 결정적이었다.
김준형 의원은 이를 “중국의 레드라인을 건드린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중국이 대만을 단일 국가로 보는 원칙은 절대적이며, 일본이 이 문제에 개입하는 순간 감정·역사·전략이 한꺼번에 폭발한다. 최근 중국 외교관들이 인민복을 입고 일본 측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장면을 연출한 것도 이런 긴장 국면의 연장선이다.
이 불길이 한국에 미치는 압력은 더 복잡하다. 중국은 일본을 몰아붙이면서 동시에 한국에는 전례 없는 ‘애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독도를 한국 영토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역시 이례적이다. 중국은 보통 독도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데, 센카쿠 문제에서 불리해지기 때문에 한국 편을 들지 않는 게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계산을 바꾼 셈이고, 그만큼 한국의 지렛대는 커졌다.

반면 일본은 대만 문제 발언 이후 지지율이 즉각 흔들리진 않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타격은 불가피하다. 중국 관광객이 일본 방문객의 33%를 차지하고, 수산물·보복 조치까지 더해지면 일본 경제는 버티기 어렵다. 그럼에도 일본 내 우파 정치세력은 이를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하며 더 강경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이 선택해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는 ‘회색 외교’다. 대만 유사시 개입을 반대하는 원칙도 감정이 아니라 현실적 생존 전략이며, 김준형 의원 역시 “한국이 자동 개입 구조에 들어가는 순간 전쟁의 최전선이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중국·일본이 모두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려 하는 지금, 한국이 굳이 한쪽에 기대는 순간 외교 공간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결국 이번 정상회의 무산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동아시아 권력축이 다시 재편되는 신호다. 한국이 살 길은 강대국의 전장 한가운데 서는 것이 아니라, 지렛대를 여러 개 쥐고 조용히 균형추를 움직이는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