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이름까지 언론에… 오재원, 죗값보다 더 아팠던 순간

오재원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가 감방 수감 후 처음으로 입을 열며 그동안 숨겨졌던 추락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대중 앞에 서서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를 담담하면서도 냉정하게 재구성했다. 팬들이 기억하던 화려한 선수의 모습 뒤에, 누구도 알지 못했던 깊은 붕괴가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했다.
오재원은 “모든 시작은 불면증이었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부터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며 매일 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는 수면제에 의존하는 삶으로 내몰렸고 약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몸이 되었음을 인정했다.
그가 정신적으로 가장 흔들리던 시기에 10년 동안 알고 지낸 지인이 접근해 마약을 권했다. 그는 “딱 한 번 손댔다”고 했지만 그 한 번이 인생 전체를 통째로 무너뜨리는 시작이 되었다. 더 끔찍한 건 그 지인이 오재원이 사용한 주사기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겼다는 사실이었다.

주사기를 산 사람은 그것을 빌미로 언론에 터뜨리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돈을 뜯어내는 일까지 이어졌고 그는 유례없는 배신과 공포를 동시에 맞닥뜨렸다. 마약보다도 지독한 건 인간의 악의를 목격한 그 순간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 사건이 터지면서 그의 20년 야구 인생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국가대표까지 올랐던 선수 경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가족은 졸지에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보며 스스로보다 가족이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괴로워한 건 후배들이라고 털어놓았다. 수면제 대리 처방을 부탁했던 후배 선수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장면이 그를 가장 깊게 무너뜨렸다. 그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며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후배들은 아무 잘못이 없었지만 피해의 중심에 서야 했다. 오재원은 그들이 받을 오해와 비난을 상상할수록 죄책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가장 아프게 남은 건 자신이 아니라 후배들의 이름’이었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 들어가고 나서야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약물과 압박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자신이 어디까지 무너졌는지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는 말이었다. 그는 감방을 ‘벌’이 아니라 ‘마지막 생존의 끈’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구속되지 않았다면 약물 중독으로 죽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금 그는 단약을 이어가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후배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가까스로 견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재원의 이번 고백은 단순한 개인의 추락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성적 압박, 생계 부담, 실적 중심 문화가 한 인간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스포츠계 전체를 향해 경고를 울리고 있다. 스포트라이트 뒤쪽에 쌓여 있던 그림자가 얼마나 짙었는지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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