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낸 간첩단의 ‘극한직업’ 현실…국수집 말아먹고 서로 고발까지 터졌다

북한 간첩단의 활동이 영화 속 이야기를 빼다 박은 사건이 있다. 충북 지역에서 검거된 동지회 사건. 이들은 2021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기 전, 자신들만의 조직 기반을 만들겠다며 식당과 국수집을 차렸다. 영화 ‘극한직업’처럼 가게를 하나 세워 위장 기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으나, 현실은 영화와 전혀 다르게 흘렀다. 국수 맛을 연구하기보다 접선 장소 마련에만 집중한 채 가게 운영을 대충 흉내 내는 수준에 머물렀고, 장사는 당연히 망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간첩단 위원장 손씨가 세운 국수집은 회합 장소이자 지령 전달 공간으로도 쓰였다. 하지만 네 명 모두 사실상 백수 신분이라 운영 능력도, 장사 감각도 전혀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국수집 운영 실패가 이어지는 동안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상황은 더 나빠졌다. 손님은 끊겼고, 비용만 새어 나가면서 이들의 기반도 순식간에 흔들렸다. 영화처럼 가게가 대박 나며 의심을 피운다는 환상은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었다.

북한에서는 이들에게 활동 자금이라며 2,900만 원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내부 갈등의 불씨가 됐다. 연락책 역할을 맡은 박씨가 자금의 절반을 횡령해버린 것이다. 같은 조직원들이 이를 두고 격렬하게 다투는 와중에 서로 북한에 ‘상대가 문제 있다’고 고발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내부 결속은 처음부터 허약했지만, 결국 돈 문제 하나로 완전히 뒤틀린 셈이었다. 조직 활동을 하겠다면서 서로 감시하고 서로를 신고하는 분위기는 이미 파탄에 가까웠다.
북한 측에서도 이들의 허술함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던 듯하다. 다시 내려온 메시지에는 노골적인 실망과 질책이 담겨 있었다.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욕망만 앞세우며 과도한 목표를 제시, 여러 사업만 달려놓으니 결실이 없다”는 문구는 이 간첩단의 민낯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이 꾸린 사업은 하나같이 준비 부족, 자금 부족, 운영 능력 부족으로 무너졌고, 내부 단속조차 이뤄지지 않는 허술한 구조였다.

더 황당했던 건 이들이 꿈꾸던 미래였다. 간첩 활동으로 돈을 벌어 중국에서 ‘한국형 문방구’를 차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나라를 팔아넘기며 하려던 일이 결국 문방구 창업이었다는 사실은 그 허무함을 더했다. 체계적인 지령 수행이나 전략적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금 운용과 내부 통제도 엉망이었다. 국수집을 기반으로 활동을 넓히겠다던 구상은 결국 장사 실패와 자금 횡령, 내부 폭로로 이어지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 사건은 북한 지령을 받은 조직이라고 해서 모두가 치밀하거나 전문적인 건 아니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허술한 운영, 무책임한 돈 관리, 그리고 황당한 목표까지 이어진 이들의 실상은 영화적 영웅 서사와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극한직업 절망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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