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 선택은 편의점 근무

코로나19 직전 목숨을 건 탈출 끝에 남쪽 땅을 밟은 A씨(가명)는 3개월간의 하나원 교육을 마친 뒤 비로소 대한민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스스로 일자리를 찾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벅찬 기대를 품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첫 선택은 편의점 근무였고, 첫 월급날 그의 인생은 또 한 번 큰 충격에 휩싸였다.
A씨는 통장을 확인하자마자 눈을 의심했다. 입금된 금액은 156만 원. 북한에서 공장 노동자로 성실히 일했을 때의 월급은 3,000원(한국 돈 500원도 되지 않는 수준)에 불과했던 그에게, 숫자의 크기 자체가 믿기 어려웠다.

그는 즉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돈이 잘못 들어온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북한에서는 평생 경험해 본 적 없는 금액이었기에, 실수로 과입금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사장은 담담히 말했다. “틀림없이 맞게 지급된 급여예요.” 그 짧은 한마디는 A씨에게 또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화를 끊은 뒤 그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고 한다. 그 눈물에는 감격과 슬픔, 그리고 지난 세월의 고단함이 모두 뒤섞여 있었다.

북한의 물가와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A씨가 한국에서 받은 156만 원은 북한의 맞벌이 부부가 수십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일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에 해당한다. A씨가 느낀 감정의 무게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의 눈물을 더욱 쏟아내게 만든 순간은 따로 있었다. 사장은 A씨의 전화를 ‘급여가 적다는 불만’으로 오해해, 급여명세서를 직접 설명하며 덧붙였다. “첫 달이라 3주밖에 일을 하지 않으셔서 조금 적게 느껴질 수 있어요. 다음 달엔 한 달치가 전부 들어가니까 200만 원이 넘을 겁니다.”
이 설명은 A씨를 또 한 번 무너뜨렸다. 북한에서라면 평생 넘볼 수도 없는 금액을, 한국에서는 ‘다음 달이면 더 받는 돈’이라고 말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한국에 너무 늦게 온 것을 후회한다”며 울음을 삼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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