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정’의 성벽 뒤에 숨겨진 지옥… 홍난숙이 깨뜨린 통일교의 우상

1982년, 열다섯 살의 어린 소녀는 자신이 ‘신의 가문’에 선택받았다는 사실을 인생 최고의 축복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5년 뒤, 그녀는 다섯 아이를 담요에 싸서 미니밴에 태운 채 대저택을 탈출했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맏며느리였던 홍난숙 씨가 세상에 폭로한 ‘참가정’의 실체는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홍난숙 씨가 기억하는 결혼 생활은 신앙의 구원이 아닌 ‘생존을 위한 사투’였다. 그녀의 남편 문효진은 지독한 약물 중독자였으며, 임신 7개월인 아내에게까지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홍 씨는 “사진 속에서 인자하게 웃던 남편의 얼굴은 약에 취해 일그러진 괴물이었다”고 회상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의 방탕한 생활을 지탱한 자금의 출처였다. 문선명 부부는 아들의 약물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신도들이 바친 거액의 헌금을 아들에게 쏟아부었다. 문효진은 한 번에 1,000달러에서 5만 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받아 유흥업소와 광란의 파티에 탕진했다.

절망에 빠진 홍 씨가 시부모인 문선명·한학자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냉혹했다. 문선명은 “너는 이 가문을 위해 바쳐진 재물이니 참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한학자는 “네가 부족해서 남편이 저러는 것”이라며 오히려 홍 씨를 탓했다.
홍 씨의 믿음을 완전히 무너뜨린 것은 문선명 총재의 직접적인 고백이었다. 신도들에게는 간음을 엄단하라고 가르쳤던 그는 정작 자신에게 사생아가 있다는 사실과 혼외 관계를 ‘섭리적 관계’라고 정당화하며 홍 씨에게 털어놓았다. 홍 씨는 “그 순간 참가정이라는 성전이 무너져 내렸다”며 “그곳에 신은 없었고 욕망을 신성으로 세탁하는 연출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폭로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문효진이 홍 씨의 친척 동생에게까지 손을 뻗쳤다는 사실이다. 현장을 목격하고 추궁하는 홍 씨에게 문효진은 “이것은 죄가 아니라 메시아 가문의 피를 나눠주는 성스러운 예식”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 사건은 홍 씨가 탈출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1998년 미국 CBS ’60분(60 Minutes)’ 인터뷰와 저서 『문선명 가문의 그림자』를 통해 진실을 밝힌 홍 씨의 행보는 거대 종교 조직의 도덕성을 뿌리째 흔들었다. 조직은 그녀를 ‘산후 우울증 환자’나 ‘위자료를 노린 협박범’으로 몰아세우며 반격했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현재 홍 씨는 호화로운 저택과 하인들을 뒤로하고 작은 집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거짓을 물려주는 것보다 가난을 물려주는 것이 100번 낫다”며, “성전 안의 화려한 노예보다 자유로운 인간으로 굶주리는 편을 택했다”고 전했다.
15살에 ‘신의 신부’를 꿈꿨던 소녀는 32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그녀의 기록은 여전히 종교라는 담장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밖으로 나와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용기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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