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역사의 숙제로 남겨라”… 국회의원 노무현의 명패 투척 뒤에 담긴 ‘분노’와 ‘진심’

1988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5공 청문회’의 한 장면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노무현 前 대통령이 증언대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명패를 내던진 사건이다. 이 파격적인 행동은 단순한 돌발 행동을 넘어, 당시 청문회가 가진 한계와 왜곡된 현실에 대한 처절한 항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건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발포에 대해 “자위권 발동”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으며 시작됐다. 이에 격분한 노무현 前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대로 향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은 이후 발언을 통해 “본 의원이 명패를 연단을 향해서 던진 것은 사실”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인정했다. 그는 이어 “이런 회의라면 참 집어치우는 것이 좋겠다는 솔직한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던지게 된 것”이라며 당시의 참담한 심경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노무현 前 대통령의 분노는 단순히 상대 증인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아니었다. 그는 진실 규명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형식적인 절차만 남은 청문회 구조 자체를 비판했다.

그는 “차라리 오늘 청문회가 중단되고 이것을 역사의 숙제로 남겨 두어야 한다”며, “국민들의 여망에 미치지 못하는 형식적인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진실을 외면하는 청문회보다는 차라리 멈추는 것이 역사 앞에 떳떳하다는 취지였다.
특히 노무현 前 대통령은 “법의 존엄성이 농락당하는 이와 같은 현실 앞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일호의 애착도 미련도 없다”며 자신의 직을 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기득권을 지키기보다 정의와 진실을 우선시했던 그의 정치적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고상한 인격과 자질을 갖추신 존경하는 여당 의원님들께 새해에도 변함없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을 것을 축원한다”는 뼈 있는 한마디를 남기며 발언을 마쳤다.
당시 노무현 前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과 발언은 ‘청문회 스타’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강렬한 상징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원칙과 정의에 대한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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