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서 10년 넘게 팔린 초코 케이크의 정체

동네 마트 한켠에 있던 작은 베이커리가 지역의 전설이 됐다. 화려한 마케팅도, 프랜차이즈 간판도 없었다. 단 하나, 초코 케이크 하나로 판이 바뀌었다.
처음엔 마트 안에 붙어 있던 소규모 빵집이었다. 가성비 좋고 맛있다는 소문이 청주 맘카페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입소문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번졌고, 결국 건물을 새로 지어 독립 매장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평소 하루 판매량은 200~500개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같은 시즌에는 하루 1,000개를 훌쩍 넘긴다. 특정 요일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유지되는 숫자라는 점이 이 케이크의 위상을 보여준다.
가격은 더 놀랍다. 1호 케이크 기준 16,000원이다. 프랜차이즈 케이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초기에는 9,600원에 팔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싼 가격의 비결은 원가 절감이 아니다. 재료에서 타협하지 않는다. 카카오 함량이 높은 벨기에산 수입 초콜릿을 쓰고, 소화가 편한 기호 밀가루를 사용한다. 가격과 재료의 균형이 이 집의 철학이다.

사장님은 박리다매를 선택했다. 인건비와 재료비를 고려하면 더 받아야 맞지만, 가성비로 알려진 만큼 마진을 최소화했다. 많이 팔아서 버티는 구조다.
맛의 방향도 명확하다. 초코 케이크지만 과하게 달지 않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단맛을 절제했다.
식감은 가볍다. 생크림은 느끼하지 않고 시트는 폭신하다. 한 조각에서 멈추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한 판을 다 먹어도 물리지 않는 이유다.

사장님은 하루 숙성을 권한다. 갓 만든 것보다 하루 지난 케이크가 시트가 더 촉촉해지고 풍미가 살아난다는 설명이다. 시간까지 맛의 일부로 계산한다.
비주얼은 투박하다. 레트로 감성의 케이크 위에 얇게 간 초콜릿 가루가 듬뿍 뿌려지고, 생크림과 체리가 올라간다. 요즘 유행하는 화려한 디자인과는 정반대다.

그 투박함이 오히려 신뢰를 만든다. 꾸미지 않은 모습, 정직한 재료, 꾸준한 맛이 10년 넘는 시간을 버텼다. 이 케이크는 청주를 대표하는 빵이 됐다.
청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빵지순례 코스로 불리는 이유다. 유행이라 맛보는게 아니라, 진심이 담긴 시간이 증명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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