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잠수함 전격 공개, 왜 기괴한 모양으로 만들까

성탄절에 맞춰 북한이 던진 ‘선물’은 미사일이 아니었다. 김정은이 직접 시찰한 핵잠수함 건조 현장이 전격 공개됐다. 외관이 드러난 순간, 군사 전문가들의 시선은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다.
북한은 이를 8,700톤급 핵동력 전략 유도탄 잠수함이라고 불렀다. 전략 핵잠수함, 즉 SSBN 보유를 공식화한 장면이었다. 사진 한 장은 메시지였다.
수치만 보면 거대하다. 한국 해군의 장보고-III급 잠수함이 3,000~3,600톤급인 점을 고려하면 체급 차이는 분명하다. 그러나 핵잠수함 세계에서 8,700톤은 애매한 위치다.
미국 오하이오급은 1만8,000톤에 달한다. 중국의 최신 094형도 1만1,000톤급이다. 북한의 이번 잠수함은 중국의 초기 핵잠수함 사이에 낀 과도기적 모델로 평가된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세일, 즉 지휘탑이다. 비정상적으로 크고 둔중하다. 현대 핵잠수함의 흐름과 정반대다.
최신 핵잠은 수중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세일을 최대한 작게 만든다. 미사일도 선체 내부에 깔끔하게 수납한다. 은밀성과 속도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다른 길을 택했다. 선체 직경을 키워 미사일을 내부에 넣을 압력 선체 기술이 부족했다. 대신 북극성 계열 SLBM을 수용하기 위해 세일을 혹처럼 키웠다.

원자로 기술도 문제다. 소형 원자로와 차폐 시설을 조밀하게 통합하지 못해 모듈이 커졌다. 이 역시 세일 비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성능이다. 세일이 커질수록 수중 저항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핵잠수함의 장점인 고속 항해가 제한된다.
더 치명적인 것은 소음이다. 거대한 세일은 물 흐름을 깨뜨린다. 난류 소음이 발생하고, 이는 은밀성을 치명적으로 훼손한다.
저속으로 움직여도 소음이 커진다. 한·미 해군의 초계기와 대잠 센서에 쉽게 포착될 가능성이 높다. 전략 자산이 아니라 표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황상 자문 수준의 도움은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깊은 기술 이전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러시아가 원자로 완제품이나 통합 설계 노하우를 제공했다면 이런 형상은 나오기 어렵다. 이번 잠수함은 러시아 기술의 결실이라기보다 북한의 한계를 드러낸 결과물에 가깝다.
정치적 효과는 분명하다. 북한은 핵잠수함 보유국 이미지를 대내외에 각인시켰다. 상징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군사적 현실은 냉정하다. 생존성이 낮고 추적이 쉬운 잠수함은 전략 자산이 되기 어렵다. 핵잠수함의 본질은 크기가 아니라 침묵이다.
북한의 비대한 세일은 말없이 증명한다. 넘어야 할 기술적 벽은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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