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황태자’를 바꾼 사랑의 힘, 배우 이휘향과 故 김두조의 영화 같은 순애보

연예계와 이른바 ‘주먹 세계’의 만남은 대중에게 늘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소비되곤 한다. 하지만 여기, 그 어떤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세간의 색안경을 벗겨낸 커플이 있다. 바로 ‘원조 센 언니’ 캐릭터로 사랑받는 배우 이휘향과 과거 ‘밤의 황태자’로 불렸던 고(故) 김두조 부부의 이야기다.
1981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휘향은 이듬해인 1982년, 전국구 주먹으로 악명 높았던 김두조와 결혼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조폭과 여배우의 결합이라는 이유로 비난 섞인 시선이 쏟아졌지만, 이휘향은 흔들리지 않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이휘향은 거친 삶을 살던 남편을 신앙의 길로 인도했다. 그녀의 영향으로 김두조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하고 봉사 활동과 정당한 사업(헬스장, 체육관 운영)에 매진하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김두조의 변화는 단순한 개인의 반성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평생 모은 40억 원 상당의 부동산과 소중히 수집해온 문화유물 5천여 점을 한 대학교에 기증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었다. 이러한 파격적인 선행은 그 자신은 물론, 아내 이휘향에 대한 대중의 평판을 ‘조폭의 아내’에서 ‘존경받는 배우’로 바꾸어 놓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두 사람의 금슬은 연예계에서도 유명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김두조는 폐암 병세가 악화되어 향년 64세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의 마지막은 평소의 강인한 성격답게 담백했다. 임종 전 “나의 죽음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조용히 장례를 치러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이휘향은 남편의 뜻을 받들어 49제를 지낸 후에야 비로소 부고를 알렸다. 이 일화는 마치 이순신 장군의 유언을 연상케 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조폭과 여배우의 사랑은 대개 비극이나 논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휘향과 김두조 부부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이 한 사람의 인생을, 나아가 사회적 시선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해 보였다. 편견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남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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