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만류했던 땅의 변신

서울 도심 한복판, 아파트 단지 울타리 안에 방치되어 있던 5평 남짓한 작은 화단 부지가 최근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도저히 건물이 들어설 수 없을 것 같던 이 좁은 자투리 땅에 정체불명의 수직 건물이 들어서면서, 이 땅에 얽힌 기구한 사연과 파격적인 건축 과정이 다시금 주목받는 중이다.
사건의 시작은 한 투자자의 과감한 결정에서 비롯됐다. 그는 언젠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로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5평 남짓한 자투리 땅을 약 1,000만 원에 사들였다. 당시 주변에서는 “그 좁은 땅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모두가 만류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땅을 보유했다.

시간이 흐르며 방치됐던 이 땅은 이후 4,000만 원대의 가격에 거래되며 매입가 대비 4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비결은 뛰어난 입지 조건에 있었다. 초등학교 및 건대입구역, 자양역이 인접한 초역세권 입지가 땅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거래 이후부터 시작됐다. 새 주인은 이 좁은 땅 위에 파격적인 건물을 올렸다. 단순히 작은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협소한 부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에만 무려 6개월을 쏟아부었다. 공사 현장이 좁아 대형 장비 진입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건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오프사이트 건설)’이 적용되었다.

덕분에 실제 현장에서 건물이 세워지는 데는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아, 오전에는 빈 땅이었던 곳에 점심 무렵 건물이 들어서 있는 것을 보고 주민들이 깜짝 놀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지어진 1층에 약 2평 규모의 커피 전문점이 들어선 것을 시작으로 2층과 3층, 그리고 다락까지 포함된 총 8평짜리 ‘세로형 협소 건물’이 완성되었다. 최근 1층 공간은 기존의 커피숍을 대신해 새로운 상업 시설이 들어서며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를 두고 “자투리 땅의 가치를 재발견한 혁신적인 시도”라고 평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초소형 건축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색적인 결과물”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 좁고 높은 건물이 앞으로도 도심 속에서 어떤 생명력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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